Conjugative Literacy
Conjugative Literacy explores relationship between body movement and mark-making on the floor. Through the dance-like movement and awkward positions informed by breaking(dance) marks are made on paper with drawing and writing tools. In 2018 the series began by exploring abstract forms and later developed more into exploring language and text to address English hegemony.
The latest iterations of Conjugative Literacy were staged with episodes from a Korean philosophy podcast. Often, dancers let themselves be moved by music. Similarly, by incorporating the podcast recording, the artist explores a triadic relationship between active listening, intellectual processing and body movements.
동사적 서술
동사적 서술은 신체 움직임과 mark-making (흔적내기)의 관계를 탐구한다. 비보잉에서 영감을 따와 춤동작을 연상시키는 움직임 혹은 어정쩡하거나 직립적이지 않은 자세를 통해 바닥에 놓인 종이위에 드로잉도구와 필기도구로 흔적을 낸다. 시리즈 초반 2018년에는 주로 추상적인 형상을 다루었지만, 영어의 패권에 대한 고찰로서 언어와 문자에 무게가 실리게 된다.
근래 보여진 공연은 철학 팟캐스트, 두철수를 들으며 행해졌다. 댄서들은 주로 음악에 몸을 맡긴다. 마찬가지로 작가는 팟캐스트 방송을 체화하며 경청, 지성, 운동 사이의 3각구도를 탐구한다.
Conjugative Literacy
at The Boys Club, Berlin
ballpoint pen on heavy drawing paper
various dimensions
2022
This iteration was performed while listening to an episode on Frantz Fanon.
동사적 서술,
베를린의 더 보이즈 클럽에서
두꺼운 도화지에 볼펜
가변 크기
2022
이 작품은 프란츠 파농 에피소드를 들으며 행해졌다.























ballpoint pen and markers on heavy drawing paper
various dimensions
2019
This iteration was performed while listening to an episode on Maurice Blanchot.
동사적 서술,
라이프치히 현대미술관에서
두꺼운 도화지에 볼펜과 유성마커
가변 크기
2019
이 작품은 모리스 블랑쇼 에피소드를 들으며 행해졌다.
두철수 팟캐스트 공동체에게,
안녕하세요,
퍼포먼스를 한지도 벌써 2주가 되었습니다.
퍼포먼스 끝내고 이틀 후 경험이 아직 생생할 때 간략하게 글을 쓰기도 했지만 그 후 흔적이 직접 남겨진 종이를 받은 후에 더 종합적인 글을 쓰려고 기다렸습니다.
글을 쓰는 것은 저 자신에게 작품이 의미하는 것들을 더 찾아보기 위함이기도 하지만 두철수를 들으며 퍼포먼스를 했기에 과제처럼 느껴지기도 했고 또 블랑쇼 2부 에피소드의 첫 마디가 ‘시인이 되겠습니다’ 이어서 부족한 실력에도 불구하고 단독적이고 예민한 글을 써야겠다는 자극을 받았습니다.
사실 블랑쇼의 에피소드는 듣고나서도 금방 의식에서 흐려지고 ‘밝힐 수 없는 공동체’도 힘들게 50페이지를 넘기는 중입니다. 어려서부터 글이 동반된 그림을 읽는 것에 맛을 들였고 미국에서 교육과정을 거치는 동안에는 영어를 저 자신에게 강요함으로써 기계적이고 목적의식적으로 글을 읽는 훈련을 하다보니 문자를 접하는 경험 자체에 흥미를 느끼지 못했습니다. 대학원를 거치며 겨우 조금 읽기와 쓰기에 근력을 키웠습니다. 문자를 통한 언어를 체험하기 위해 주변사람들에게 설명하려하다 보면 사고의 스텝이 꼬이는 블랑쇼를 계속 도전하고 꾸준히 접하려 합니다.
퍼포먼스를 더 잘 이해하려는 목적으로 글쓰기 보다는 퍼포먼스를 통한 글을 쓰는 이 행위 자체를 체험으로써 삼으려 합니다.
발로 글을 썼습니다. 처음부터 받아쓰기를 통해 에피소드의 내용을 흡수한다는 욕망으로 퍼포먼스를 구상했습니다. 간혹 손으로도 썼지만 ‘생각을 기록 또는 정리하기’ 위함보다 쓴다는 행위 자체를 몸소 감각하려 했기에 손끝의 감각을 제한시켰습니다. 읽힐 수 있는 글자를 쓰는 것이 목적이 아니었기에 발로 썼음에도 불구하고 종이 위에 잉크가 부드럽게 발렸습니다. 또 어느 때는 발로 거칠게 글자를 마사지해 주었습니다.
나만의 세계에 들어가 자폐적인 무언가를 만들기는 쉽다고 느꼈기 때문에 일부러 관객들이 신경쓰였습니다. 그래서 영어로도 몇 단어 적었습니다. 누군가는 읽을 수도 있지만 읽을 수 있는지 모를테고 읽으려 하지 않을 글. 아마 단 한 사람만 BOOK과 WHAT을 읽어 냈습니다. 책과 무엇. 무슨 책? 책이 뭐? 내 의도와는 무관하게 이 퍼포먼스는 그 한사람을 위한 것이었는지 모릅니다.
말그대로 죽음을 견디려 두번 숨을 참고 받아쓰기를 하다 정신이 아주 살짝 희미해지는 것도 느껴봤지만 죽음을 견디는 것은 인위적으로 하는 것도 되는 것도 아닌 것만 지금 비로소 깨닫습니다. 어리석은 이 시도에서 오는 민망함을 그때는 의식하지 못했습니다.
쭈그리고 발로 쓰고 뒤로 누워서 다리꼬고 발로 쓰고 옆으로 누워서 발로 쓰고 정수리와 두 발로 지탱하면서 손과 발로 쓰고 뒤로 발라당 누워서 발로 쓰고 종이를 부둥켜 안고 발로 쓰고 종이를 덮고 발로 쓰고 계획된 공간 밖에서 썼습니다. 사실 사전에 머릿속으로 상상하기로는 글을 써내려가는 발동작이 더 명료하고 다양한 패턴으로 움직이는 모습이었지만 현실은 그러지 못했습니다.
한번은 저를 응시하는 관객들을 둘러보며 한눈 한눈 마주쳤습니다. 부끄러웠습니다. 불완전한 내 모습을 노출시키는 듯 했습니다. 무엇을 말해주어야만 할것 같았지만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 몰랐습니다. 퍼포먼스라는 전제에서 벗어나는 행위로써 취한 행동이었지만 그러는 순간 그런 행위를 보여주는 연기로써의 행위를 벗어나는 실제행동은 무엇일지 감이 잡히지 않아 솟아난 머뭇거림이었을 것입니다. 두철수 방송에서 들리는 말에 반응해 눈을 마주쳤지만 그들의 시선에 긴장했습니다. 그 머뭇거림을 극복할 답을 제시해야할 것 같았지만 떠오르지 않았고 그래도 무턱대고 용기를 내어 모두 한번씩 눈을 마주칠 수 밖에 없다고 느꼈습니다. 서로 아무말도 하지 않았지만 그 침묵속에서 서로 확인할 수 없는 무언가를 각자 소통했을 것이며 소통은 결고 일치될 수 없기에 서로 주고 받는 것이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퍼포먼스 후 전시적 의도로 남긴 난잡하게 낙서된 종이장들과 그에 쓰여진 필기도구들이 아마 나중에 온 관람객들에게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초대의 공간으로 보였던 듯 합니다. 여러가지 그림과 글귀, 자신의 시그니쳐로 보이는 필체 등이 제가 남긴 흔적에 스며들었습니다. 이것으로 전혀 의도되지 않았지만 전시테마중 하나이자 블랑쇼 2부 에피소드에서도 질문되었던 저자의 권위는 무산되었습니다. 사실 큐레이터로부터 처음 소식을 접했을 때는 ‘나’ 라는 범위를 침범당한 느낌도 들었지만 곧 덤덤히 받아들인 후에는 오히려 바깥 사람들에게 환영메시지를 줬다는 생각에 흐뭇했습니다.
몇명이 와서 낙서한 것일까? 방만한 한글위에 소셜미디어에서 줏어들은 듯한 상투적 글귀들만이 모호한 메시지를 담고 독일어로 또렷하게 남아있습니다. Leben um zu träumen. Wichtig ist sich selbst zu lieben. Du bist schön. Phantasie ist wichtiger als wissen, denn wissen ist begrenzt (Einstein). Sei wer du willst, nicht wen Sie haben wollen. 꿈을 위해 살라. 중요한것은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다. 당신은 아릅답습니다. 지식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상상력이 더 중요하다 (아인슈타인), 당신이 원하는 사람보다는 너가 원하는 사람이 되라.
다들 여러번 영어로 들어본 말들입니다. 독일어로 읽어 보니 감회가 새롭기는 합니다. 그런데 문자 그대로 해석하자면 모두 번역해 이해가 가지만 마지막 글귀는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가장 인상에 남습니다. 의문을 갖게 하는 부분은 두개가 있습니다. 첫째는 주어가 달라지는 것입니다. 독일어에는 영어와는 다르게 한국어처럼 존대인격을 구분해 놓습니다. 너 (du) 대신에 당신 혹은 그대 (Sie) 라는 표현이 구분됩니다. “너” 와 “당신”을 구분함으로써 형식적인 인격을 깨라는 것인지의 해석여부를 생각해 봅니다. 두번째는 동사가 달라지는 것입니다. Sei 는 “…이다” (원형은sein, 영어로는 be)의 명령조이고 소망의 표현인willst (원형은 wollen이지만 du와 쓰일 때 변형이 됩니다)와 함께 쓰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haben wollen은 “가지다”와 소망의 표현을 함께 씀으로써 글귀 첫번 째 부분에 쓰인 “…이다”라는 목적과 그 의미를 달리 합니다. “…이다”와 “가지다”를 구분함으로써 자체와 욕망을 구분한 것인지 의문해 보기도 합니다.
“Sei wer du willst” 는 “너가 원하는 사람이 되라“ 혹은 “너가 원하는 사람이어라” 는 말로 대략 분명하게 읽힙니다. 문제는 “nicht wen Sie haben wollen“ 인데, 이 부분은 아직 독일어가 미흡한 저에게 여러가지 해석 가능성이 열려있습니다. “당신이 원하는 사람이 아닌“ 혹은 “당신이 될 사람이 아닌” 혹은 “당신이 될 뻔한 사람이 아닌” 그것도 아니면 “당신이 가질 사람이 아닌” 으로 다양하게 해석될 여지가 있습니다. 글귀의 형식상 의도적으로 글귀 첫부분과 두번째 부분은 의미상 대비를 이룸으로써 반전을 줄 것을 기대하게 합니다. 그 반전의 핵심이 인격을 구분하는데 있는 것인지 아니면 같은 동사가 가지는 다른 의미들에 있는 것인지 저는 정확히 파악하지 못합니다.
그들이 남긴 몇 그림들은 인물그림이 대부분이었는데 의도적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중 하나는 특히 인터넷에서 가장 흔히 떠도는 블랑쇼 사진과 매우 닮았습니다.
not available in English yet
Conjugative Literacy at PG Berlin
cement mix on sack kraft paper covered with chalkboard paint
800 cm x 100 cm
2019
Two artists, John Seung-Hwan Lee and Seung-Hwan Ryu who share the same first name met each other by chance. They decided to have an exhibition together to learn more about each others’ artistic process. Lee borrowed some of the texts written on Ryu’s past drawings and using his feet inspired by footwork movements of breaking(dance) writes them down on the chalkboard painted paper.
Driven from the scripts in Ryu’s drawings, Lee also asked a question “was your today real?” and wrote the audiences’ answers. Some of the answers included “my days are always real”, “I ate something delicious today, so it was”.
동사적 서술, PG Berlin 에서
칠판 페인트칠 된 크래프트 지에 시멘트 혼합물
800 센치 x 100 센치
2019
류승환 작가와 이승환 작가는 우연한 만남을 통해 서로의 작업에 대해 알아가고자 함께 작품전시를 하였다. 류작가의 그림에 씌어진 글을 빌려와 이작가는 비보잉의 풋웍 동작에서 영감을 따와 칠판 페인트칠 된 종이에 발로 글을 썼다.
또한 류작가의 그림에 쓰여진 글에서 영감을 따와 질문한 “오늘 당신의 하루는 진짜였나요?”라는 물음에 대한 관객들의 답을 썼다. “내 매일은 항상 진짜에요”, “오늘 맛있는 것을 먹었으니 진짜에요” 등의 답이 있었다.
Conjugative Literacy
at Intertwined exhibition, Brooklyn
compressed charcoal on sack kraft paper
various dimensions
2018
동사적 서술,
브루클린 Intertwined 기획전에서
크래프트 지에 압축 숯
가변 크기
2018
Conjugative Literacy
in artist studio in Brooklyn
pastel on sack kraft paper
~600 cm x 200 cm
2018
동사적 서술,
브루클린 작업실에서
크래프트 지에 파스텔
~600 센치 x 200 센치
2018